밤 최저기온 29도, 쪽방촌 주민들이 편히 잠든 곳

서울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이 무더운 밤이면 동네 목욕탕에 모여 땀을 씻고 편히 잠듭니다.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사랑방이 되어가고 있어요.
지난 4일 밤, 서울의 최저기온이 29.1도까지 오른 날이었습니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인근 동남사우나에서 만난 쪽방촌 주민 서점열(60)씨는 올여름이 예년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엔 고가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잤는데 올해는 목욕탕에서 씻고, 에어컨 나오는 데서 잠도 자니까 아무 걱정이 없어요."
서울시가 지원하는 무료 이용권 덕분에 쪽방촌 주민들은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인근 목욕탕에서 씻고 쉴 수 있게 됐습니다. 올여름 문을 연 대피소 6곳에는 지금까지 990명이 몸을 맡겼고, 그중 동남사우나만 360명이 다녀갔죠. 서씨는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날씨에 시원하게 자고 아침에 씻고 나갈 수 있어 정말 좋다며, 자다가 더워서 깰 걱정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목욕탕은 어느새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연령의 이웃들이 한방에 모여 텔레비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든다고 합니다. 주민 김영미(56)씨는 요즘 온열질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주변 어르신들의 건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곳에 오면 다 아는 동네 사람들이라 안부와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목욕탕을 운영하는 서현정(66)씨는 달라진 주민들의 모습을 지켜봐 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씻고 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스스로 머리도 정리하고 옷차림도 신경 쓴다고 하죠. 겉모습만이 아니라 말투와 표정까지 한결 부드러워진 걸 보면서, 씻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은 한국일보 보도를 소소.소가 요약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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